지난 5월 29일, 우리나라에 특별한 문화 공간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바로 국내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인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에요. 창동에 위치한 이 미술관은 단순히 사진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서,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의 삶과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 같아요. 한 장 한 장의 사진 인화지가 미끄러지는 듯한 모습을 형상화한 독특한 박스 모양의 건물은 정말 신비로웠습니다. 카메라의 조리개가 열리고 닫히는 형태에서 착안하여 설계된 건물은 사진이 빛과 시간을 포착하는 방식을 건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하네요.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된 이 미술관은 각 층마다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어요. 1층에는 로비와 가족휴게실, 그리고 포토 북카페 '카페 Photo SeMA'가 있어서 관람 중간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수유실이 따로 준비되어 있어서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시설이에요.
2층과 3층에는 전시실들이 있고, 4층에는 포토 라이브러리가 있습니다. 이 도서관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사진 전문 도서관으로, 국내 작가들의 주요 사진집과 연구 서적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소장자료는 열람만 가능하고 대출은 안 되지만, 조용한 공간에서 사진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현재 10월 12일까지 진행되는 개관 특별전은 '광(光)적인 시선'이라는 주제로 두 개의 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어요. <스토리지 스토리>와 <광채(光彩): 시작의 순간들>이라는 제목만 들어도 뭔가 깊이가 느껴지지 않나요?
<스토리지 스토리>에서는 서동신, 원성원, 정지현, 주용성, 정멜멜, 오주영 작가의 작품을 통해 사진미술관이 개관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작가들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사진미술관의 탄생 과정을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정말 의미 깊었어요.
<광채(光彩): 시작의 순간들>에서는 정해창, 이형록, 임석제, 조현두, 박영숙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한국에서 사진이 예술로 자리 잡아온 여정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한국 예술사진의 태동기부터 거장들의 대표작까지, 우리나라 사진 예술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여름방학 동안에는 어린이 동반 가족 관람객들을 위한 감상활동지도 제공한다고 하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또한 7월까지는 개관 특별전과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고, 8월 이후에는 Photo SeMA 아카데미, Photo SeMA 키즈 등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계획되어 있다고 합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도슨트 전시해설도 진행되니,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더욱 깊이 있는 관람을 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감사해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 8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계절에 따라 오후 6시나 7시까지 운영되니 직장인들도 퇴근 후에 충분히 방문할 수 있습니다.
창동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뒤편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도 어렵지 않아요. 가족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로 방문하기에 정말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전문적인 사진 미술관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진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예술 표현의 매체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니까요. 앞으로 이 공간이 우리 문화 예술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할지 정말 기대됩니다.